낙찰하한율: 이 선 아래로 쓰면 투찰이 없던 일이 된다

투찰 결과 화면에 내 회사 이름이 없다. 금액을 잘못 입력했나 싶어 공고 번호를 다시 확인해봤지만 맞다. 그제야 눈에 들어오는 문구가 있다. "낙찰하한율 미만 금액으로 무효 처리." 재투찰은 없다. 그 회차는 그냥 날아갔다. 낙찰하한율이 뭔지, 어디서 확인하는지 몰랐기 때문에 생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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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상황을 막으려면 세 가지만 알면 된다. 하한율이 왜 생겼는지, 공고 어디서 찾는지, 실제 낙찰가 분포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다.

하한율이 생긴 이유

덤핑 방지다. 이익을 무시하고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을 써서 낙찰을 가져가면 공사 품질이 무너지고 서비스 계약은 중도에 흐지부지된다. 세금으로 짓는 건물이 부실해지고, 발주처만 피해를 본다. 국가계약법 시행령이 낙찰가를 기초금액(또는 예정가격)의 일정 비율 이상으로 제한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적정 품질을 담보할 수 없는 금액으로는 계약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 구조다.

하한율 아래로 쓰면 생기는 일

앞에서 든 사례가 전형이다. 하한율 미만 금액은 낙찰 대상에서 처음부터 제외된다. 아무리 낮은 금액을 써도 검토조차 하지 않는다. 결과 화면에 이름이 없는 것이다.

한 가지 더 있다. 예정가격이 복수 예비가격 추첨으로 확정되는 공고에서는 추첨 결과에 따라 예정가격 자체가 달라진다. 추첨 전에 "이 정도면 안전하다"고 잡은 금액이 추첨 후 하한율 아래로 밀릴 수 있다. 이 구조를 모르고 투찰했다가 무효 처리된 사례는 드물지 않다.

공고에서 하한율 찾기

공고마다 표기 위치가 다르다. 공고문 본문, 입찰 안내서, 구매 조건서 순서로 확인한다. 키워드는 "낙찰하한율", "하한가", "최저낙찰가"다. 본문에 바로 나오는 경우도 있고, 붙임 파일 첫 페이지 어딘가에 묻혀 있는 경우도 있다.

비율이 공고에 명시되지 않으면 국가계약법 시행령 기본값이 적용된다. 그런데 기본값도 공고 유형마다 다르다. 어느 경우든 원칙은 하나다. 공고별 세부기준을 직접 확인할 것. 다른 공고에서 본 수치를 그대로 옮겨 쓰는 것은 위험하다.

공고별로 다른 하한율 숫자

하한율은 법령과 계약 유형이 정하는데, 실제 공고에서 만나는 숫자는 하나가 아니다. 수주나비 공고와 낙찰 이력에 자주 나타나는 하한율은 이렇다.

  • 87.745%: 지방자치단체 공사 계약에서 가장 흔한 바닥
  • 89.745%: 국가기관 공사 계약의 대표적 하한
  • 88.00%, 90.00% 계열: 용역과 물품 공고에서 공고별로 달라지는 값
  • 86.245%, 84.245% 계열: 일부 조건이 다른 공고에서 나타나는 하한

같은 "공사"라도 국가기관이냐 지자체냐에 따라 바닥이 다르고, 같은 기관이라도 계약 조건에 따라 값이 움직인다. 그래서 하한율은 외우는 숫자가 아니라 공고마다 찾는 숫자다.

기초금액 1억으로 계산해 보는 하한선

기초금액이 1억 원이고 하한율이 87.745%인 지자체 공사라고 하자. 하한선은 8,774만 5,000원이다. 이 아래로 쓰면 가격이 아무리 낮아도 무효다. 같은 공고에서 실제 낙찰률 중앙값이 90.3%라면, 승부가 벌어지는 구간은 87.745% 위 90% 안팎의 좁은 띠다.

예정가격이 기초금액의 98%로 추첨됐다면 낙찰가 90.3%는 예정가격의 약 92%다. 공고에 하한율이 89.745%로 적힌 국가기관 공사라면 같은 계산의 바닥이 8,974만 5,000원으로 200만 원이 올라간다. 기초금액과 하한율 두 숫자만으로도 쓸 수 없는 구간이 확정된다.

하한율과 실제 낙찰률 분포

하한율은 투찰 불가 구간의 바닥이다. 실제 경쟁은 그 위에서 벌어진다.

수주나비 DB 경쟁입찰 개찰 결과 247,953건을 보면, 낙찰률 중앙값은 기초금액 대비 90.08%이고 하위 10%도 87.39%다. 시장 참여자 대부분이 하한율보다 훨씬 위에서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는 뜻이다.

업종 차이가 크다. 경쟁입찰(참여 2곳 이상)의 낙찰률 중앙값은 공사 90.3%, 용역 88.4%, 물품 90.3%다. 경쟁자 수 중앙값은 단독 응찰까지 포함한 개찰 결과 전체 330,549건 기준으로 공사 68곳, 용역 5곳, 물품 3곳이다. 경쟁자가 많은 공사에서는 하한율 근처로 가격을 내리는 전략이 유효한 구간이 있다. 경쟁자가 적은 용역은 하한율 위에서 마진을 확보한 낙찰가도 자주 나온다.

판단 기준은 단순하다. 하한율은 절대 하한이고, 내가 노려야 할 가격대는 하한율과 예상 낙찰률 분포 사이 어딘가에 있다. 이 두 선을 분리해서 보기 시작하면 투찰 전략이 구체적으로 잡힌다.

하한선 근처에서의 투찰 전략

제도가 만든 바닥, 하한율과 저가심사

공공조달에서 가격 경쟁은 "얼마나 낮게"가 아니라 "어느 범위 안에서 낮게"다. 일정 규모 이상 공사나 용역은 예정가격의 일정 비율 미만으로 써내면 저가심사 대상이 된다. "이 가격으로 정말 계약 이행이 가능한가"를 따지는 절차다. 이 기준선을 하한율이라고 부른다. 공종과 발주 방식에 따라 달라지고, 세부 수치는 공고마다 다르다. 해당 공고의 심사기준과 관련 법령을 직접 확인해야 한다.

규모가 작아 저가심사 대상이 아닌 물품이나 용역 소액 입찰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적격심사 방식에서는 가격 점수 배점이 따로 있고, 최고점을 받는 구간이 정해져 있다. 그 구간을 크게 밑돌면 가격 점수 자체가 깎인다. 최저가가 곧 최고 점수인 구조가 아니다.

실측 데이터가 말하는 실질 바닥

낙찰률 중앙값은 90.08%다. 상위 10%는 93.06%, 하위 10%는 87.39%다. 낙찰된 공고 열 개 중 하나가 87% 근방에서 결정됐다는 뜻이고, 나머지 아홉은 그보다 위에 있다. 이 데이터에서 87% 아래로 써내고 통과한 사례는 보이지 않는다.

업종별로 보면 공사는 중앙값 90.3%에 경쟁자 중앙값 68곳(128,830건), 용역은 88.4%에 5곳(99,614건), 물품은 90.3%에 3곳(74,593건)이다. 이 업종별 표본은 단독 응찰까지 포함한 개찰 결과 전체 기준이라 앞의 경쟁입찰 247,953건과 모집단이 다르다. 용역 낙찰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건 경쟁 업체 수가 훨씬 적기 때문이다. 경쟁이 느슨한 용역에서도 중앙값이 88%대라면, 80%대 초반을 써내는 건 심사 탈락과 이행 적자 중 하나를 고르는 일이다.

저가 투찰이 남기는 청구서

심사를 통과해도 문제는 끝나지 않는다. 수행 적자가 먼저 온다. 실제 원가보다 낮은 금액에 낙찰되면 이행 과정에서 손실이 쌓인다. 공사는 설계변경 없이 추가 정산이 어렵고, 용역은 인건비가 고정비라 단가를 낮추면 결국 사람을 줄이게 된다. 품질이 떨어지면 검수에서 막힌다.

평판도 걸려 있다. 나라장터 발주처는 업체별 이행 실적을 관리한다. 계약 불이행, 하자, 지연은 다음 입찰에서 감점이나 참가 제한으로 돌아온다. 한 건을 싸게 따내려다 이후 수십 건에 영향이 생긴다.

기회비용은 조용히 쌓인다. 저가 낙찰 공사에 인력이 묶이면, 마진이 나오는 다른 공고에 들어갈 여력이 없다. 수익성 없는 건 하나가 팀 전체 역량을 잠식한다.

현장에서 쓰는 판단 순서

"내가 얼마에 할 수 있나"에서 시작하면 저가 덫에 빠지기 쉽다. "이 공고는 보통 얼마에 낙찰되나"를 먼저 보고, 그 범위 안에서 내 원가 구조가 맞는지 따지는 게 현실적인 순서다.

공고가 들어오면 이렇게 움직인다. 공고문에서 저가심사 적용 여부와 하한율 기준을 먼저 읽는다. 그다음 동일 발주처, 동일 공종의 최근 개찰 결과를 뽑아 낙찰률 분포를 확인한다. 내가 들어갈 수 있는 구간을 정하고, 그 구간에서 원가를 맞출 수 없으면 그 공고는 넘기는 게 낫다. 어떤 공고에 참여할지 고르는 판단이 참여 자체보다 더 중요하다.

하한율이 실제로 바뀐 사례

2026년 1월 30일 입찰공고분부터 국가계약 공사 적격심사 하한율이 전 구간 2%p 올랐다. 10억 미만 공사는 87.745%에서 89.745%다. 과거 데이터의 바닥과 지금 공고의 바닥이 다르므로, 하한율은 항상 그 공고의 기준을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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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찰률 분포는 수주나비 운영 DB의 경쟁입찰(참여 2곳 이상) 247,953건 기준이다. 경쟁자 수 중앙값은 단독 응찰을 포함한 개찰 결과 전체 330,549건 기준이다. 두 수치 모두 2026-08-16 실측값이며, 공고별 하한율은 해당 공고 원문과 국가계약법 시행령을 직접 확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