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찰가 결정의 세 접근: 하한율, 개찰 분포, 원가
"지난번이랑 비슷하게 넣자." 입찰을 몇 년 해본 사람이라면 이 말, 아니면 적어도 이 생각은 한 번쯤 해봤을 것이다. 경험이 쌓이면 그 감이 제법 맞기도 한다. 문제는 틀리는 순간이다. 너무 높게 쓰면 경쟁에서 밀리고, 너무 낮게 쓰면 이겨놓고도 남는 게 없다. 투찰가를 결정하는 접근은 셋이다. 어떤 순서로 쓰느냐가 실무에서 작동하느냐를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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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하한율로 바닥을 확인한다
하한율은 투찰 범위의 아래 경계다. 이 선 밑으로 쓰면 개찰 대상에서 아예 빠진다. 적격심사 방식 공고라면 하한율 조항이 공고문에 명시되어 있고, 사전 규격서나 과업지시서 첨부 파일에 세부 조건이 들어 있기도 하다.
실무에서 자주 헷갈리는 게 있다. 하한율을 기초금액 대비로 계산한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적격심사 하한율은 예정가격 대비다. 예정가격은 기초금액에 가격 변동폭을 반영한 값이라 매 공고마다 다르다. 공고별로 직접 확인하는 수밖에 없다.
하한율 확인의 역할은 여기서 끝난다. "넣으면 안 되는 구간"을 알려줄 뿐, "어디에 넣어야 낙찰되는지"는 알려주지 않는다.
두 번째: 과거 개찰 분포로 유효 범위를 좁힌다
바닥을 확인했으면, 이번에는 실제 낙찰이 어디서 일어났는지를 본다. 경쟁입찰(참여 2곳 이상) 247,953건 기준으로 기초금액 대비 낙찰률 중앙값은 90.08%다. 하위 10%는 87.39%, 상위 10%는 93.06%다.
이 수치가 말해주는 게 두 가지다. 경쟁권 안에 들려면 어디에 넣어야 하는가, 그리고 그 범위가 얼마나 좁은가. 87%에서 93% 사이 6%포인트 안에 전체 경쟁 낙찰의 80%가 몰린다. 이 좁은 구간을 감으로 매번 꿰뚫는 건 전략이 아니라 운이다.
업종별로 보면 차이가 있다. 경쟁입찰(참여 2곳 이상)의 낙찰률 중앙값은 공사 90.3%, 용역 88.4%, 물품 90.3%다. 경쟁자 수 중앙값은 단독 응찰까지 포함한 개찰 결과 전체 330,549건 기준으로 공사 68곳, 용역 5곳, 물품 3곳이다. 경쟁자가 수십 곳인 공사에서는 0.1%포인트 차이가 순위를 바꾼다. 경쟁자가 5곳인 용역에서는 상대적으로 여유가 생기는 이유가 거기 있다.
분포를 볼 때는 "유사 공고"를 좁혀야 쓸 수 있는 수치가 나온다. 동일 기관, 동일 사업 유형, 비슷한 규모, 최근 1-2년치 데이터. 전체 평균을 그대로 가져오면 오차가 커진다.
세 번째: 원가로 수익성을 검증한다
범위를 좁혔으면 마지막으로 그 범위가 실제로 남는 가격인지 확인한다. 원가 기준 접근이다.
정밀할수록 좋지만, 실무에서는 세 항목을 빠르게 훑는 것으로도 충분한 경우가 많다.
- 직접비: 인건비, 재료비, 장비 투입 비용
- 간접비와 제경비: 관리비, 보험료, 이윤 목표치
- 공고 특이사항: 자재 사급 조건, 특수 장비 요건, 현장 여건
셋을 더하면 "최소 받아야 하는 금액"이 나온다. 분포에서 찾은 유효 구간이 이 금액을 커버하면 그 안에서 최종 투찰가를 정한다. 커버하지 못한다면 이 공고는 이겨도 남는 게 없다. 안 넣는 판단이 맞다.
업종별로 접근 순서가 갈린다
같은 세 단계도 업종에 따라 무게가 다르다.
- 공사(경쟁자 중앙값 68곳): 분포 좁히기가 승부다. 68곳 안에서 0.1%포인트가 순위를 가르는 구간이므로, 유사 공고의 분포를 최대한 좁게 잡는다.
- 용역(중앙값 5곳): 자격 문턱과 원가 검증이 먼저다. 경쟁자가 적어 분포보다 "들어갈 수 있는가"와 "남는 가격인가"가 앞선다.
- 물품(중앙값 3곳): 견적 구조와 단독 가능성을 본다. 경쟁이 얕아 하한율 위 마진 구간이 실제로 열리는 경우가 많다.
기초금액 1억으로 계산해 보는 유효 구간
기초금액 1억 원 공고를 세 단계로 돌려보자. 첫째, 하한율이 87.745%면 바닥은 8,774만 5,000원이다. 둘째, 시장 분포 중앙값 90.08%면 유효 구간의 중심은 9,008만 원 부근이고 80%가 87.39~93.06% 안에 몰린다. 셋째, 우리 원가와 이윤을 더한 최소 금액이 8,900만 원이라면 유효 구간이 원가를 커버하므로 그 안에서 투찰가를 정한다. 최소 금액이 9,300만 원을 넘으면 이 판은 우리 것이 아니다.
계산의 결과가 "넣지 않는다"로 나오는 것도 세 단계의 성과다. 원가를 커버 못 하는 공고를 거르는 게 근거 있는 판단이다.
세 접근을 결합하는 실무 순서
공고문에서 하한율을 확인해 바닥선을 긋는다. 유사 과거 개찰 데이터로 낙찰률 분포를 뽑아 유효 투찰 구간을 좁힌다. 그 구간이 원가를 커버하는지 검증하고, 커버하면 구간 안 특정 값을 최종 투찰가로 결정한다.
세 단계를 거치면 감 대신 근거가 생긴다. 같은 공고를 다음에 다시 볼 때도, 팀원에게 판단을 설명할 때도, 결과를 복기할 때도 기준이 있다.
여러 공고에 동시 투찰할 때의 배분
동시 투찰이 유리할 때
낙찰은 확률 게임이다. 경쟁입찰 247,953건 기준으로 낙찰률 중앙값은 기초금액 대비 90.08%이고, 개찰 결과 전체 330,549건 기준으로 공고당 경쟁사 중앙값은 10곳이다. 10곳이 뛰어들면 단순 확률로는 10%다. 연간 수주 건수를 늘리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절대 투찰 횟수를 높이는 것이다.
물품 분야는 공고당 경쟁사 중앙값이 3곳, 용역은 5곳이다. 검토 부담이 크지 않은 공고라면 이 영역에서 동시 투찰은 효율이 나온다.
동시 투찰이 독이 될 때
공고 하나를 제대로 읽으려면 공고문 본문, 과업지시서나 규격서, 참가자격 요건, 특수 조건, 첨부 서류까지 훑어야 한다. 그걸 5개 공고에 동시에 하면 어디선가 구멍이 뚫린다. 자격 요건 한 줄을 놓쳐 무효 처리되거나, 리스크 조항을 못 보고 낙찰 이후 계약 단계에서 문제가 터지는 식이다.
더 심각한 건 동시 낙찰이다. 경쟁이 낮은 공고를 여럿 넣으면 여러 개가 한꺼번에 붙을 수 있다. 수행 인력과 장비가 뒷받침되지 않는 상태에서 복수 계약을 이행하다 품질 문제로 제재를 받는 일은 실제로 있다. 투찰 전에 수행 가능 여부를 따지는 것은 선택이 아니다.
팀 규모별 판단 기준
1인 또는 2인 팀이라면 하루 동시 검토 가능 공고는 현실적으로 2~3건이 한계다. 이를 넘기면 어느 하나도 제대로 못 본다. 이 규모에서는 선별이 전부다. 요건이 복잡하거나 과업지시서가 긴 공고, 실적 증명이 까다로운 공고는 우선순위를 낮춰야 한다.
3인 이상 팀은 유형별로 담당자를 나누는 방식이 가능하다. 공사, 용역, 물품을 각각 맡기거나, 마감일 기준으로 당일 담당자를 정하는 것도 방법이다. 단, 담당자가 달라도 수행 가능 여부 판단은 팀 전체가 공유해야 한다. "내가 그 공고가 들어올 줄 몰랐다"는 상황이 낙찰 후 가장 위험하다.
허탕 공고를 걸러내는 순서
경쟁자 수 데이터는 선별의 출발점이다. 참여사가 307곳 이상인 상위 10% 공고는 낙찰 확률이 극단적으로 낮다. 이런 공고에 인력을 쏟는 것은 비효율이다. 반면 경쟁사가 5곳 미만이고 자격 요건을 갖춘 공고라면 검토 시간을 충분히 들일 가치가 있다.
판단 순서를 정리하면 이렇다.
- 자격 요건 충족 여부를 먼저 확인한다. 요건 미충족 공고에 시간을 쓰는 것은 낭비다.
- 유사 과거 공고의 경쟁 수준과 낙찰가 범위를 살핀다. 경쟁사 수가 많을수록 낙찰 확률이 낮고, 낙찰가 범위가 좁을수록 정밀한 가격 설정이 필요하다.
- 낙찰 시 수행 가능 여부를 점검한다. 인력, 장비, 현재 수행 중인 계약 부하를 함께 확인한다.
이 세 가지만 챙겨도 허탕 공고를 크게 줄일 수 있다. 공고 상세 조건, 참가자격 세부 요건, 지역 제한 등은 공고별 세부기준과 관련 법령을 직접 확인해야 한다.
다 건드릴지 집중할지 가르는 기준
- 팀 규모: 마감 주간에 공고 하나를 제대로 처리할 인력이 몇 명인지가 상한이다
- 공고 유형: 같은 업종과 지역이면 자료를 재활용할 수 있어 한 건 추가 비용이 낮다
- 경쟁 밀도: 경쟁자 중앙값이 10곳인 시장에서 68곳이 몰리는 공사 공고는 같은 노력으로 확률이 다르다
- 마감 간격: 같은 날 마감이 세 개면 당일 처리 한계를 넘는다
분할 투찰의 실무 순서
- 마감일 기준으로 주간 공고를 나열한다
- 각 공고의 업종과 예상 경쟁자 수를 과거 개찰 결과로 추정한다
- 자격과 서류 부담이 큰 순서로 처리 비용을 매긴다
- 기대값이 높은 순서로 상위 공고에 자원을 배정한다
- 나머지는 명시적으로 패스로 기록한다
다 건드리는 전략이 먹히는 경우
소액 물품이나 용역처럼 서류 부담이 작고 경쟁자 중앙값이 3곳에서 5곳인 시장에서는 여러 건을 번갈아 처리하는 게 맞을 수 있다. 반대로 공사처럼 서류가 무겁고 경쟁이 밀집한 시장은 한 건에 집중하는 쪽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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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 용역, 물품별 낙찰률 분포: 예정가격 대비 실제 낙찰가 비율
수주나비가 2026년 4월 4일부터 10월 3일까지 낙찰 완료로 기록된 나라장터 개찰 122,108건을 실측했습니다. 공사는 낙찰률 90~91% 한 칸에 74.8%가 몰렸습니다. 용역은 88~89% 칸이 34.9%로 가장 크고 98% 이상 구간도 16.2%를 차지했습니다. 물품은 98% 이상 구간 비중이 28.6%로 세 유형 가운데 가장 높습니다. 유형별 구간 분포와 경쟁 여부별 중앙값, 실제 개찰 사례를 정리했습니다.
수의계약과 경쟁입찰의 낙찰률 차이
2026년 4월 5일부터 10월 3일까지 나라장터 개찰 중 계약방법이 기록된 65,004건 실측입니다. 수의계약 낙찰률 중앙값 90.29%와 경쟁입찰 90.19%의 차이는 0.10%p지만, 한 곳만 응한 수의계약은 97.45%입니다. 계약방법의 이름뿐 아니라 실제로 응한 곳 수도 함께 읽어야 하는 자료입니다.
군수품 낙찰하한율 2026: 적격심사 86.245와 84.995, 계약이행능력심사 89.995
2026년 9월 15일부터 군수품 적격심사 하한율은 고시금액 미만 86.245%, 이상 84.995%이고, 중기간 경쟁 군수품의 계약이행능력심사 하한율은 89.995%입니다. 조달청 지침 제2026-12530호 기준으로 두 심사가 왜 다른 숫자를 쓰는지 정리했습니다.
다음 단계
낙찰률 분포는 수주나비 운영 DB의 경쟁입찰(참여 2곳 이상) 247,953건 기준이다. 경쟁자 수 중앙값은 단독 응찰을 포함한 개찰 결과 전체 330,549건 기준이다. 두 수치 모두 2026-08-16 실측값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