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가격은 왜 비밀인가: 제도가 만든 불확실성의 이유
발주처 담당자도 모른다. 개찰 직전까지 예정가격이 어디에 확정될지를. 이 사실을 처음 들으면 황당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다. 어떻게 발주처가 자기가 낼 가격을 모를 수 있나. 그런데 이건 실수가 아니다. 제도가 의도적으로 그렇게 설계한 것이다. 적격심사 방식이든 최저가 방식이든 마찬가지다. 입찰서를 제출하고 결과를 기다리는 그 불편함, 그 불확실성은 법령이 심어 놓은 장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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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예비가격이 만드는 구조
국가계약법 체계에서 예정가격은 복수예비가격 방식으로 결정된다. 여러 개의 예비가격을 미리 작성해 두고, 입찰 참가자들이 그중 일부를 무작위로 선택한 결과로 최종 예정가격이 정해진다. 개찰 당일, 개찰 직전까지 예정가격은 확정되지 않는다.
왜 이렇게 만들었을까. 사전에 예정가격이 알려지면 담합이 생긴다. 특정 업체가 그보다 조금 낮게 써내면 입찰은 형식이 된다. 복수예비가격 추첨은 발주처 내부에서도 입찰 참가자 사이에서도 사전 조율이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도록 막는 장치다. 불확실성을 의도적으로 제도 안에 내장한 것이다.
공정함이 실무자를 힘들게 하는 방식
담합을 막는 무작위성은 정직하게 준비한 업체에게도 똑같이 작동한다. 낙찰가를 추정할 공식 정보가 없다. 공고문과 설계서에서 원가를 계산해 보는 것이 전부고, 그마저도 추정이다.
그래서 경험 많은 입찰 담당자는 결국 과거 사례에 의존한다. 비슷한 공고에서 낙찰이 어느 가격대에 형성됐는지, 경쟁사가 몇 곳이었는지를 기억해 두고 다음 투찰에 참고한다. 담당자 개인의 이력이 곧 경쟁력이 되는 이유가 여기 있다. 회사가 바뀌거나 담당자가 교체되면 그 경험이 사라진다. 조직이 누적하지 못하는 지식이다. 공고 종류나 지역이 달라지면 그 개인 기억조차 처음부터다.
실측 데이터가 좁혀주는 범위
수주나비 운영 DB에 쌓인 경쟁입찰 247,953건을 보면, 낙찰률(낙찰가/예정가격) 중앙값은 90.08%다. 하위 10%는 87.39%, 상위 10%는 93.06%로, 대부분의 낙찰이 비교적 좁은 구간 안에 몰린다. 1위와 2위의 금액 격차 중앙값은 28,399원이다(10,484쌍 실측).
이 숫자가 말해주는 것은 두 가지다. 낙찰 경쟁이 특정 구간에 집중된다는 것, 그리고 그 구간 안에서 수만 원 차이로 낙찰과 유찰이 갈린다는 것. 예정가격을 모르더라도 유사 공고들이 어느 구간에서 낙찰됐는지를 알면, 투찰가 판단에 실질적인 근거가 생긴다. 제도가 만든 불확실성을 없앨 수는 없지만, 범위를 좁히는 것은 가능하다.
수주나비가 이 구조 안에서 하는 일
NAVI 분석이 공고별 예상 낙찰가 범위를 제공하는 것은 이 구조 때문이다. 예정가격은 공개되지 않지만, 비슷한 조건의 공고에서 낙찰이 어디에 형성됐는지는 실측 데이터로 추적할 수 있다. NAVI는 공고문과 첨부서류(적격심사 세부기준 포함)를 읽어 참가자격, 필수서류, 리스크 조항을 원문 인용과 함께 정리하고, 과거 개찰 데이터 기반의 예상 낙찰가 범위와 예상 경쟁 수준을 함께 제공한다.
입찰 담당자가 과거 공고 수십 건을 직접 뒤져 낙찰 결과를 수집하고 비교하는 시간을 줄여주는 구조다. 무료 플랜으로 월 3건까지, 카드 등록 없이 바로 쓸 수 있다. 제도가 만든 불확실성 안에서 판단 근거를 만들어야 한다면, 혼자 쌓아온 기억보다 나은 출발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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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법률 자문이 아니며 제도의 구조적 이해를 돕기 위한 실무 해설입니다. 조문 번호와 세부 기준은 반드시 해당 법령 원문과 공고별 세부기준을 직접 직접 원문을 확인하세요.